환승연애3 초반에 가장 높은 호감을 가지게 만든 멋진 남자 동진이 그렇게 울면서도 다혜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냐? 환승연애3 마지막회 이전 19화에서 사진 찍으며 우는 모습을 보면 더욱 더 그렇다. 저렇게 잘 어울리고 저렇게 아끼고 신경 쓰면서 왜 재회를 밀어내는 것인가?
13년을 만난 것에 그 이유가 있다. 사람이 결혼을 하는 것은 보통 3년에서 7년이다. 물론 10년을 만난 사람도 있고 20년을 연애만 한 커플도 있겠지만 대부분 호르몬 작용으로 견디기 힘든 시기가 6개월이고 1년이 지나면 편해지고 함께 한 추억으로 서로를 아끼며 2년이 지나면 당연히 결혼을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다양한 경험과 여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섞은 두 사람이 2년 내로 헤어지지 않으면 거의 같이 살아야한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13년? 이건 일종의 가족이다. 그럼데 심지어 동진은 어린 시절 아이돌의 꿈까지 접으며 여자친구 다혜를 서포트하고 다혜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돌아본 동진의 삶에는 다혜만 있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부모, 형제는 아무리 싸워도 헤어지지를 못한다. 이것은 피로 엮인 사이라서 그런 줄 알지만 사실은 아니다. 함께 살아온 세월과 사연 때문이다.
너무 익숙해지면 나중엔 상대방의 성격을 알기에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참고 감춘다. 물론 자신의 삶까지도 포기하고 상대를 배려한다. 동진이 다혜를 그렇게 밀어내는 이유도 다혜가 싫어서가 아니다. 재회하면 또 다시 예전 모습으로 그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다혜가 이제 바뀌면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고로 사람 관계 역시 잠시 호전되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똑같은 곳을 향해 가게 된다는 것이다. 동진은 그걸 알고 있다.
현재 자신의 일을 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진. 다혜가 옛날처럼 걸그룹 스타가 아니기때문에 이제 결혼도 이야기할 수 있고 함께 거리를 활보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사람의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헤어지지 않고서는 결국 또 다혜의 매니저처럼 살아가야 하는 배려심 깊은 사람이 동진이다. 가족처럼 아끼는 다혜지만, 물론 우리도 아프지만 동진의 삶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웃긴 얘기지만 그렇다고 잘 어울리는 예쁜 혜원과 동진의 출발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혜원은 아직도 휘현이가 신경쓰이고 맘이 너무 아프다고 말하는 바보이기 때문이다. 혜원의 부모님이 이 프로그램을 보신다면 머리끄댕이를 잡아서라도 휘현이와 헤어지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천진난만한 혜원은 최종 선택을 앞둔 마지막 데이트에서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변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나이가 들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지만 어린 혜원은 아직도 휘현이와 보냈던 첫경험을 못잊고 있는 듯하다. 죽어라 플러팅만 해대다 끝나는 환승연애3에서 가장 바보된 인물 1위가 휘현 아닌가? 패널들은 어려서 표현에 서툰 것이라 하는데 휘현은 표현에 서툰 것이 아니라 그냥 진심이 없는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표현을 잘하는 광태가 환승연애3의 수혜자인가? 둘만 있으면 만지려고 하고 아무 여자나 정수리를 (욕할 뻔) 만져대는 광태는 거의 환승연애3의 비호감 공동 1위 아닌가?
물론 중학생 때는 광태같은 오빠가 심쿵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어떤 여자가 아무 여자나 정수리 만지고 플러팅 계의 장인 서경의 목덜미를 만지는 광태를 좋아하겠는가? 아! 서경은 워낙 애들 데리고 노는 거 좋아하니 해변에서 같이 눕고 만지고 그럴 수 있겠지만...
얘기가 잘못 흘러갔는데 (하도 재수 없어서) 나는 동진의 삶을 응원하고 또 혜원의 삶도 응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둘은 안 만나는 것이 훨씬 발전적일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선택을 재회로 결정한다면 그 또한 응원하겠지만 동진의 초심이 결국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뿐, 더 안좋게 헤어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동진의 팬으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선택을 지지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