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리뷰

그것이 알고 싶다 고 백남기 사건을 방송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

EUN^^B 2016. 10. 23. 02:58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을 많이들 쓴다. 

우리가 많은 것을 잃고 후퇴한 것에 큰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언론이다.

PD수첩이나 시사매거진 2580처럼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싸우던 곧은 PD들은 모두 쫓겨나 인터넷 방송 등의 대안매체로 포인트를 터닝하거나 방송국 내에서 자리를 옮기거나 비굴하게 숨죽이며 살아야만 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언론인의 사명감을 위해 글을 쓰거나 촬영을 하거나 편집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국민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으리라.

사명감과 밥그릇의 싸움에서 사명감을 선택한 이는 번쩍이는 방송사 명함과 사원증을 버리고 인터넷에서 페이스북에서 유튜브에서 그들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22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백남기 농민 관련 방송이 나가면서 나는 몹시도 감사하고 감동했다.

과연 지상파인 SBS가 어떻게 이런 방송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 진짜 이유를 알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방송쟁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첫씬.

그것이 알고 싶다는 놀랍게도 첫 씬을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으로 열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백남기 농민 사과와 관련해서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을 때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 청문회 동영상.


그것이 알고 싶다 오프닝으로 돌아가면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이임식과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교차 편집했다.


심지어 경악할만한 컷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자랑스러운 아버지, 사랑합니다라는 문구의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강신명 전 경찰총장이 했던 말이 나온다.

"경찰의 힘은 국민의 사랑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백남기 농민의 시신을 지키는 시민들과 경찰의 대치장면을 보여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참 영리하게도 이 대조적인 현실을 교차편집으로 극대화한다.


더욱 놀라운 것이 무엇인가?

이 장면은 이미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토할만큼 수없이 봤던 장면이지만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보지 않는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라는 점이다.

결국 세상이 뒤집어질 듯 파렴치한 현실을 SNS에서 아무리 목놓아 외쳐도 그것은 찻잔 속일 뿐이다.



모두 울분을 터뜨리고 있을 때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빨갱이들이 또 종북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안매체가 아무리 떠들어봤자 종편채널에서 종북이라고 한마디하면 같은 그림도 다른 의미가 되는 세상 아닌가?

그래서 지상파인 SBS가 이런 장면을 방송하는 것, 그것도 공정한 것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내보내주니 진실이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효과가 있다.


이들은 빨갱이가 아니다!!!




이런 엄청난 방송을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진실을 밝히려는 제작진의 결단이라는 설도 있고 최근 최순실, 정유라로 더욱 빨라진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설도 있다.

물론 두가지 모두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가 있다.






아무리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나 제작진의 위대한 결단이 있었어도 국민의 여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좋아요를 누르고 리트윗하는 수많은 분노의 힘이 모여 이뤄진 것이 아닐까 한다.

결단과 믿음은 지켜줄 든든한 백에 의해 생성된다.


최순실이 덮히려 하면 #그런데최순실은? 이라는 태그를 모두 붙인다.



백선하 교수가 칼륨 수액을 한 것도 끝없이 공유되며 그 와중에도 최순실 게이트를 묻히지 않게 노력한다.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는 현장을 1인 미디어에 의해 라이브로 보면서 응원하고 공유한다.



노무현의 북한인권결의안을 건들면 곧바로 박근혜 주체사상탑을 건드려 버린다.

이런 현상은 기존 뉴스에서 해 낼 수 없는 일이다.

오랫동안 쌓인 네티즌 수사대와 1인 미디어 기능의 힘이다.

한마디로 엘리트 기자 1명과 보잘 것 없는 민중 1000명이 대결하면 누가 이기겠나?

민중이 이긴다.

왜냐하면 한명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는 천명의 기억보다 모자라기 때문이다.




백남기 빨간우의 살해설을 들고 나오면 바로 빨간 우의가 나타난다.



문재인이 위기를 맞으면 안기부 북풍공작, 총풍사건을 끄집어 낸다.



김제동을 공격하면 국방부 비리와 사드로 방어하고

이화여대를 응원하면 이대총장이 물러난다.




이건 네티즌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여 

발굴과 공유로 무서운 매체력을 가지는 현상이다.

전문용어로 역의제 설정이 이뤄지는 것인데 과거 대중매체가 의제를 설정하여 정해진 소수 막강한 플랫폼을 통해 국민에게 뿌리는 방식이었다면 이제 역으로 소비자였던 국민이 의제를 설정하고 그것이 매체로 들어가고 또 SNS라는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고 

이런 움직임에 의해 여론이 바뀌고 전세가 역전되어 마침내 세상이 바뀌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


댓글에 잘 이해 못하는 분이 계신데 찻잔 속의 태풍은 역의제설정에 의해 매스 미디어로 다시 역설정 되는 것이다.

결국 찻잔 밖으로 태풍이 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1차적으로 대안 미디어로 퍼지고 2차적으로 인터넷 주요 매체,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상파와 조중동까지 움직이는 것이다.


1인미디어 미디어몽구로부터 받은 영상


그러니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감히 이런 용기있는 짓을 한 것에 대해 누구를 칭찬해야할까?

난 이런 훌륭한 방송이 그것이 알고 싶다 한주 결방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것에 대해 감히 국민에 의해 이뤄진 결실이었다고 확신한다.




161022 그것이 알고 싶다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동영상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0년간의 발전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우리는 2005년 농민 시위중에 사망한 전용철, 홍덕표 농민에 대해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았다.


용산참사 이명박과 백남기 사건 박근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시위대 사망소식을 접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 발표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시위 도중에 사망한 전용철, 홍득표 두분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 행위에 의한 결과라는 인권위원회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이 조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국민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두분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사죄 말씀을 드리고 아울러 위로 말씀 드립니다.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서 정부는 책임자를 가려내서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국가가 배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번 더 다짐하고 또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이 사과에 대해서는 시위대가 일상적으로 늘어나는 폭력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사기와 안전을 걱정하는 분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수 있을것입니다.


특히 자식을 전경으로 보내놓고 있는 부모님들중에 그런 분이 많을것입니다.


또 공권력도 사람이 행사하는 일이라 자칫 감정이나 혼란에 빠지면 이성을 잃을수도 있는것인데, 폭력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와같은 원인된 상황을 스스로 조성한 것임에도 경찰에만 책임을 뭍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있을수도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서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미칠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뤄야 합니다.


이점을 국민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한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말씀드리고싶은점은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러한 불행한 결과는 없을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전과는 다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과 함께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준 국민들께 감사함과 존경을 표하며 

결단을 내려준 SBS에 사랑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