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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제작이야기 마지막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4. 16. 18:30

이 연재를 다 옮겨온 줄 알았는데, 제가 끝을 맺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게으른 필자가 까마득히 잊고 있었음을 반성합니다. ^^










이 포스팅은 2011년 3월 작성된 것을 재구성하였으며, 

방송화면은 KBS 공사창립 특집, 헬로 KBS 프로그램의 방송화면을 캡처한 것임을 밝힙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제작이야기의 끝을 맺을 때가 왔다.

 

이 포스팅으로 인해서 블로그를 만든 이후로 많은 분들로부터 따뜻한 격려를 받을 수 있었으며,

 

이 포스팅을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필자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제작진이 아니며, 20011년 3월 3일 KBS 공사창립 특집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걸어서 세계속으로 제작현장 탐방 맡았던 연출자였다.






 









또 한 번의 난관에 부딪혔다.

 

파리야 캐니언(Paria canyon)을 찾아가야 하는데 네비게이션에도, 지도에도, 심지어 동네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것이다.

 

하루에 단 20명만 입장이 가능하고, 그것도 추첨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곳인데

 

추첨은 꼭 하루 전에 신청을 해야하고, 당첨(?)이 되더라도 다음 날 입장할 수 있는 기이한 곳이다.

 

다행히 제작진은 인근을 배회하다 드디어 파리야 캐니언 관리사무소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에 도착해서도 문제는 또 발생 되었다.

 

여행객의 입장에서 제작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송 촬영 허가를 사전에 받지 않았기에 

 

현PD는 사무소에 들어서면서부터 카메라 레코딩 버튼을 눌러야 될지, 말아야 될지를 망설이기 시작했다. 

 















촬영을 거부 당하더라도 일단 찍고 본다.

 

한국에서 방송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일단, 찍고 본다.

 

2002년 월드컵 때 MBC 이경규가 간다 를 혹시 기억하시는지... ㅋㅋ

 

그거 몰래(허가없이) 찍은 거였다.

 

그때 당시, 방송용으로 관중석에서 촬영할 수 없었으며

 

다른 방송사의 경우 촬영 테입을 FIFA 운영진에게 압수당하기도 했다.

 

실제로 난 SBS 모닝와이드 토요일팀에서 제작하고 있었는데,

 

다른 요일 제작팀은 여러 차례 제지를 당하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겪기도 했었다. 

 

그래도 어쩌겠냐, 

 

대한민국 무.대.뽀 정신~  















촬영은 관광객 행세를 하며 은근 슬쩍 넘어갔는데 


**원래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콘셉트가 실제 여행자의 시각으로 제작하는 것임**

 

로또 추첨하듯이 나무공에 자신의 번호를 넣고 당첨을 기다려야 했다.

 

사실, 방송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들어가서 멋진 풍광을 담아내야 겠지만,

 

여기서는 무조건 원칙만 통했다.

 

순순히 하늘의 운에 맡기는 수밖에 별 다른 도리가 없었다.

 

 

 

  

 

 

아~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지 않았던가!

 

와.탕.카!!!

 

우리 제작진이 선택한 공(3번 공으로 기억하고 있는데...ㅎㅎ)이 떠억~ 하니 당첨이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원수가 제한되다보니 나와 백승주 아나운서는 함께 갈 수는 없었다. ㅎㅎ

 

 

 

 


 

 

 

 

첩첩산중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사자성어일지 모르겠으나,

 

제작기간 내에 맘 편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달리고 촬영하고, 달리고 촬영하고... ...

 

그렇게 또 하루의 제작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30대인 나도 고단함을 느끼는데 노장 현상윤PD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단하였을까?

 

숙소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바로 곯아 떨어지셨다.











카메라를 놓지 않고 잠시 잠을 청하는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러워 보였다.

 

 

 

 

 

 

 

 

 

자, 이제는 우리가 나설 타이밍~

 

미국에 입국하자마자 라스베이거스 한인상가에서 구입한 밑반찬과 즉석 밥, 그리고 컵라면으로 조촐한 파티(?)를 준비했다.

 

물론, 집에서 차린 밥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부실하기 짝이 없겠지만

 

따땃한 밥, 그 자체가 보약이라 생각해주길 바랐다.

 

헉, 그런데 숙소에 도착한 현PD는 차려진 밥상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방에 들어서자 마자 그는 그날 촬영한 테입을 다시 보기(프리뷰) 시작했다.

 

우리 정성이 부족해서 일까?

 

거창한 리액션을 기대했는데 ... 시큰둥~

 

사실, 나도 이거 가지고가서 방송 만들어야 하는데 오버액션도 좀 해주시지~ ㅋㅋㅋㅋ
















다음 기회에 이 프리뷰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지만,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긴 하다. 그래도 우리가 준비한 저녁상은 어떻게 좀 ... ㅎㅎㅎㅎㅎ

 

 

 

 

 

 

 

 

 

 

 

미국 애리조나에 온지 약 10여일 동안,

 

제대로 된 밥 한 번 먹어보지 못했단다.

 

너무 반갑고, 고마웠지만 이렇게까지 밥 먹는 모습은 방송에 나가지 않았으면 하셨다.  

 

이런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반감을 살 수도 있다면서...



















 

다음 날,

 

백승주 아나운서와 난 일정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로 부터 1주일 후,

 

현상윤PD도 무사히 귀국하였고 다시 1주일 후, 

 

걸어서 세계속으로 미국 애리조나 편 별 일 없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정시에 방송이 나갔다.  











[좌에서부터 특집팀 코디를 맡아주셨던 김진오 님, 현상윤PD님, 백승주 아나운서, 걸세 코디 준 킴 님 그리고 필자]